Q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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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준비
3친구가 찍어준 사진과 돈 주고 찍은 사진은 뭐가 다른가?
친구가 찍어준 사진이 아쉬우면 카메라 탓을 하게 되는데, 장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요. "다시 찍어주세요"를 몇 번 말할 수 있느냐 쪽 아닐까 싶어요. 저희가 세어본 건 아니고, 옆에서 보며 든 생각이에요. 친구랑 찍을 때 이 차이를 줄이는 방법은 하나 있어요. 처음부터 "20장만 찍고 끝내자" 하고 개수를 정해두면, 미안함이 안 쌓여서 오히려 다시 찍자는 말이 나오기 쉬워요. 결국 돈 주고 사는 건 사진이 아니라 '요구할 수 있는 시간'인 건가 싶기도 해요. 다만 이건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계속 궁금하기만 한 부분이에요.
따로 보기 →커플 스냅에서 어색해 보이는 이유
커플 스냅이 어색해 보일 때, 표정보다 먼저 재볼 수 있는 숫자가 하나 있어요. 두 사람 사이 간격. 에드워드 홀이 정리한 '개인적 거리'가 45~120cm인데, 그 안에서도 가까운 단계(45~75cm)와 먼 단계(75~120cm)로 갈려요. 45~75cm는 손이 그냥 닿는 거리고, 75~120cm는 팔을 뻗어야 닿는 거리예요. 카메라는 그 간격을 그대로 평면에 눌러 담아요. 눈으로 볼 땐 충분히 가까운데, 사진에선 그냥 아는 사이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 같아요. 35mm처럼 넓게 담으면 같은 간격도 화면에선 더 벌어져 보이고요. 표정은 이미 괜찮은데 몸이 남처럼 서 있으니까, 얼굴을 고칠수록 더 굳어요.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결국 하나예요. 어깨가 닿았는지. 닿지 않으면 화면에서도 붙어 보이기 어렵고요. 예전에 찍은 사진 꺼내서 거기부터 보면 대체로 답이 나와요.
따로 보기 →포즈를 못 하겠는데 어떡하지?
"편하게, 자연스럽게 해주세요"가 제일 어렵다는 얘기를 작가 쪽에서도 찍히는 쪽에서도 들어요. 포즈를 지시받는 것보다 아무것도 지시받지 않는 게 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포즈 말고 상황을 정해두는 쪽이 나아요. "손 어디 둘까요" 대신 "편의점에서 캔커피 사서 나오는 길". 버스 놓치고 기다리는 중, 신발끈 묶고 일어나는 참도 좋고요. 사매에 쌓인 것 중 개인스냅이 29%로 제일 많은데, 정작 이게 제일 막막한 분류예요. 기념할 일도, 정해진 순서도 없이 그냥 나 하나라서요. 상황이 생기면 시선이 카메라를 벗어나요. 정지 자세는 한 장이지만 동작은 구간이라서요. 문 밀고 나오는 두세 걸음이면 2~3초 사이에 몸 각도가 계속 바뀌고, 그 안에 셔터 칠 자리가 여러 개 생겨요.
따로 보기 →촬영 실전
6사람 많은 곳에서 배경을 지우는 방법은?
사람 많은 데서 배경 정리할 때, 조리개는 제일 나중에 만지는 게 순서예요. 앞에 할 게 두 개 더 있어요. 1. 카메라 높이를 무릎까지 낮추고 렌즈를 살짝 위로 젖혀요. 배경이 하늘이나 나무 위쪽으로 올라가요. 다만 이건 뒤에 선 사람들이 피사체보다 한참 뒤에 있을 때 얘기고, 바로 뒤 몇 걸음 거리면 오히려 위로 커 보여요. 2. 뒤로 몇 걸음 물러난 다음 초점거리를 늘려요. 화각이 좁아지면서 양옆에 있던 사람들이 프레임 밖으로 잘려 나가요. 3. 조리개는 이 두 개를 하고 난 뒤에 남은 걸 흐리는 거고요. 셋 다 못 할 때가 문제인데, 그럴 땐 조리개를 포기하는 게 나아요. 흐린 배경보다 안 찍힌 배경이 낫더라고요.
따로 보기 →실내 창가에서 찍으면 얼굴색이 탁해지는 이유
볼은 누렇게 뜨고 목은 파랗게 도는 사진. 실내 창가에서 찍으면 종종 이렇게 나와요. 화이트밸런스를 아무리 만져도 한쪽을 맞추면 꼭 다른 한쪽이 틀어져요. 얼굴을 살리면 창가가 파래지고, 창가를 살리면 얼굴이 누레지고요. 낮에 창밖에서 들어오는 빛은 대략 5500K대, 흐린 날엔 6500K 위로도 올라가요. 반대로 전구색 조명은 3000K 아래고요. 한 방 안에 색온도가 두 배 가까이 벌어진 빛이 동시에 들어와 있는 셈이에요. 창가는 두 광원이 제일 세게 겹치는 자리예요. 창밖 빛이 제일 강하게 들어오는 자리인데, 실내등도 같이 켜져 있으니까요. 그런데 화이트밸런스는 사진 한 장에 하나만 걸려요. 5500에 맞추면 조명 닿는 면이 누렇게 뜨고, 3000에 맞추면 창 쪽 면이 시퍼래져요. 얼굴은 곡면이라 두 빛이 한 얼굴 안에서 갈라져요. 이마는 창 빛, 턱 밑은 실내등 반사. 어디에 맞춰도 나머지 절반이 틀린 색이 되는데, 그 어긋난 경계가 눈에는 '탁함'으로 읽혀요. 해질 무렵이 특히 어려운 것도 같은 이유예요. 창 빛은 계속 붉어지는데 실내등은 그대로라, 두 색 사이 거리가 몇 분 단위로 달라지거든요. 필름 톤처럼 일부러 색을 틀어놓은 사진은 왜 탁해 보이지 않을까요. 차이는 방향인 것 같아요. 필름 톤은 화면 전체가 같은 쪽으로 밀려 있고, 혼합광은 이마 따로 턱 따로 밀려 있어서 기준이 안 잡히고요. 사매 무드 태그도 빈티지 21%, 몽환 16%로 높은 편인데 둘 다 색이 정확한 쪽은 아니에요. 밀린 방향이 하나로 모여 있으면 색감이 되고, 제각각이면 탁함이 되는 거죠.
따로 보기 →촬영 당일 비가 오면?
비 예보 뜨면 취소부터 물어보는 연락이 와요. 근데 예보 화면을 같이 열어보면 대화가 좀 달라져요. 기상청 단기예보는 3시간 단위라, 그 안에서 20분만 와도 칸에는 '비'로 찍혀요. 보는 쪽은 세 시간 내내 온다고 읽게 되고, 그래서 취소가 실제보다 이르게 결정되는 것 같아요. 소나기성이면 앞뒤로 두 시간만 밀어도 되는 날이 많고요. 장소는 위가 막히고 옆이 트인 데면 돼요. 지하상가 입구 처마, 건물 필로티, 아케이드 같은 곳이요. 이런 자리면 비는 배경에만 남고 옷은 덜 젖고요. 젖은 바닥이 간판 불빛을 물고 번지는 그림은 맑은 날엔 안 나와요.
따로 보기 →흐린 날 촬영은 망한 걸까?
흐린 날이면 촬영 미루자는 연락, 이맘때 유독 많은 것 같아요. 구름 낀 하늘은 그 자체가 커다란 디퓨저예요. 광원이 넓어지니까 그림자 경계가 흐려지고, 코 옆이나 눈 밑에 지는 진한 그늘이 사라져요. 맑은 날 정오엔 얼굴 절반이 어두워져서 결국 그늘을 찾아 들어가잖아요. 흐린 날은 야외 전체가 그늘이라 시간대에 덜 매이고, 하늘이 하얗게 날아가면서 배경이 단순해져서 인물만 남고요. 대신 대비가 낮아서 쨍한 컷은 안 나와요. 빈티지나 몽환처럼 색을 빼는 방향이면 원본부터 그쪽에 가깝게 찍히고요. 흐린 날이 걸려도 망한 날이 아니라, 어떤 컨셉엔 조건이 맞는 날에 가까워요. 사매에 올라온 무드 태그도 빈티지 21%, 몽환 16%인데, 둘을 합치면 셋 중 하나가 넘어요. 흐린 날을 피할 이유보다 맞출 이유가 더 많다는 뜻으로 읽고 있어요.
따로 보기 →단풍 배경에서 인물이 죽는 이유는?
단풍 배경에서 얼굴이 죽는 이유를 자주 물어봐서 이참에 정리해봤어요. 사람 피부톤도 결국 주황 계열이라, 빨강·주황이 화면을 꽉 채우면 얼굴이 배경이랑 같은 색상 구간에 들어가버리거든요. 맑은 날이 더 심해요. 잎을 통과한 빛이 그대로 얼굴에 얹혀서 피부까지 같이 물들어요. 흐린 날은 채도가 한 단계 내려앉아서 오히려 덜하고요. 그래서 중간 회색이나 짙은 남색이 제일 버텨요. 색상이 단풍이랑 안 겹치는 것도 있지만, 명도 차가 커서 옷과 배경이 먼저 갈라지거든요. 흰색은 좀 애매해요. 바닥 낙엽 반사광을 받아서 은근히 주황빛이 돌아요. 거리도 같이 벌려두면 좋고요. 뒤가 풀리면 단풍이 그냥 흐린 색 덩어리가 되니까요. 설악산이 10월 중순, 내장산이 11월 초라 시차가 한 달쯤 돼요. 그 전에 옷장에서 회색 하나쯤 꺼내두면 나중에 사진 볼 때 다를 거예요. 사매에 붙는 무드 태그 중엔 빈티지가 21%인데, 채도를 낮추는 방향이라 이런 배경에선 오히려 유리한 편이에요.
따로 보기 →가을 스냅은 왜 오후 3~5시에 몰리나?
3~5시가 좋은 건 빛이 예뻐서가 아니라, 그 시간에 그림자가 서기를 멈추고 눕기 시작해서인 것 같아요. 서울 기준 10월이면 정오에 40도쯤이던 태양 고도가 3시엔 20도대로 내려가고, 5시 가까워지면 한 자릿수까지 떨어져요. 색온도도 같이 내려가는데, 그늘은 반대로 가더라고요. 직사광은 붉어지는데 그늘은 하늘빛만 받아서 오히려 파래지거든요. 한 장 안에서 따뜻한 쪽과 찬 쪽이 갈라지는 거라, 보정으로 웜톤만 올린 거랑은 달라져요. 여름엔 이 구간이 저녁까지 늘어져 있는데 가을은 한 시간쯤 일찍 닫혀요. 서울 기준 9월 말엔 6시 넘어 지던 해가, 11월 말엔 5시 반도 안 돼서 지고요. 9~11월이 야외 스냅 성수기인데 쓸 수 있는 시간은 매주 짧아지니까, 가을 스냅은 시간대가 협상이 안 되는 촬영이에요.
따로 보기 →취향 읽기
4'잘 찍었는데 마음에 안 든다'는 감정은 어디서 오나?
원본 폴더에서 유독 어색해 보이는 컷, 지우기 전에 순서대로 세 가지만 해봐요. 1. 좌우 반전 한 번 걸기 — 매일 거울로 보던 방향이 돼요. 2. 팔 하나 거리에서 찍힌 컷인지 보기. 3. 바로 안 지우고 며칠 뒤 다시 보기. 거울이랑 셀카로 보는 얼굴은 늘 팔 하나 거리에서 본 얼굴이에요. 코가 가깝고 귀가 머니까 얼굴 중앙이 커 보이는데, 멀찍이 떨어져서 찍으면 그 차이가 거의 사라지고요. 낯선 건 거리만이 아니에요. 근데 진짜 낯선 건 좌우예요. 거울 속 얼굴은 실제랑 반대로 보이는 거니까, 눈썹 높이 차이도 매일 보던 쪽이 아니라 반대쪽에 붙어 있어요. 같은 비대칭인데 방향만 바뀌면 처음 보는 얼굴처럼 읽혀요. 3번을 마지막에 둔 것도 그래서예요. 눈썹은 그대로인데 이상하다는 느낌만 빠져 있거든요. 사진이 바뀐 게 아니라 그 얼굴을 며칠 더 본 거죠.
따로 보기 →화보와 스냅은 뭐가 다른가?
화보랑 스냅 차이가 연출이 있냐 없냐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좀 아닌 것 같아요. 갈리는 건 시선이 어디로 향하냐예요. 화보는 카메라가 주인이라 렌즈 자리가 먼저 정해지고 사람이 거기 몸을 맞춰요. 스냅은 반대로, 사람이 먼저 뭔가를 보고 있고 카메라가 그 옆으로 가요. 시선이 렌즈 밖으로 나가느냐 프레임 안에 남느냐. 그래서 연출이 있냐 없냐가 아니라, 카메라를 향하게 만드는 연출이냐 카메라를 잊게 만드는 연출이냐 같아요. 후자는 '여기 봐주세요'가 아니라 '저 끝까지 한번 걸어가 볼게요' 쪽에서 나오더라고요. 사매에 쌓인 무드 태그 중에도 개인스냅이 29%로 제일 많은데, 이 분류가 딱 그 경계에 있는 것 같아요.
따로 보기 →저장만 하던 핀터레스트 무드, 실제로 찍으려면?
레퍼런스 이미지를 저장할 때 메모로 세 줄만 같이 적어두면 나중에 덜 헤매요. 1. 날씨 (흐림 / 맑음) 2. 시간대 (해질녘 / 한낮) 3. 사람 밀도 (평일 아침처럼) 장소만 저장해두면 막상 가서 왜 그 사진이 좋았는지 재현이 안 돼요. 이유는 단순한 것 같아요. 구름이 끼면 광원이 하늘 전체로 퍼져서 얼굴에 지는 그림자 경계가 사라지고, 해질녘은 태양 고도가 낮아 빛이 옆에서 들어와요. 한낮 정수리 조명이랑은 애초에 다른 그림이 나오는 거죠. 장소를 저장한 줄 알았는데, 사실은 시간대를 저장하고 있었던 거고요. 그중에 제일 안 지켜지는 건 늘 날씨지만요.
따로 보기 →빈티지 톤이 좋아 보이는 이유
빈티지 톤이 좋아 보이는 건 색 때문이 아닌 것 같아요. 필터 하나 얹으면 색은 5초 만에 따라잡히거든요. 근데 따라 만든 건 이상하게 안 예뻐요. 색이 아니라 그 색이 나온 조건을 봐야 하는 것 같아요. 필름에서 그 색이 나오는 건 노출이랑 현상 조건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반 스톱 어긋난 노출, 현상액 온도, 유효기간 지난 필름. 촬영자가 정확히 통제하지 못한 값들이에요. 색은 그게 남긴 결과인데, 필터는 결과만 가져와요. 그래서 따라 만든 게 안 예쁜 건 색을 덜 맞춰서가 아니라 그 조건이 없어서인 것 같아요. 사매 무드 태그도 개인스냅 29% 다음이 빈티지 21%고, 그 뒤가 몽환 16%, 추억 12%예요. 색 이름이 아니라 시간에 붙는 단어들이 따라와요.
따로 보기 →요즘 스냅
1왜 다들 프로필 사진을 다시 찍나?
"지금 얼굴이 이거였다는 걸 남겨두고 싶어서." 프로필 다시 찍는 이유를 주변에서 물어보면 취업도 소개팅도 아닌 대답이 이렇게 나와요. 작년 사진이 나인 건 맞는데 지금의 나는 아니라는 감각. 그래서 프로필은 신분증보다 갱신 기록에 가까운 것 같아요. 한 장에서 머리 길이, 입은 옷 두께, 뒤에 뭐가 서 있었는지가 읽히니까 언제쯤 찍은 건지 대충 계산이 되거든요. 잘 나온 사진보다 그날 거기 있었다는 게 정보가 되는 것 같아요. 컨셉을 고르는 것보다 자기 하루가 어디였는지를 남기는 쪽이 먼저인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바꾼 프로필이 어느 계절에 찍힌 건지는, 사진만 봐도 대체로 알 수 있어요. 사매에 쌓인 태그도 개인스냅이 29%로 제일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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